백두대간

찜통더위와 한판붙어 나가 떨어진 백두대간 길

딩 드로잉 2010. 9. 8. 02:29











'바닥인줄 알았는데 지하실이 또 있더라'




9월4일~5일 무박
추풍령=>작점고개=>용문산=>국수봉=>큰재

새벽3시30분 산행시작  오후12시30분 날머리 큰재 도착




07년12월부터 08년 9월까지 월1회씩 남진하는 백두대간팀 끝물인 황악산부터 대간길에 올라타
남진의 마지막 봉우리인 천왕봉까지 5/1조금 넘은 대간길을 얼추 마친적이 있습니다
마침 북진하는 대간팀중에 황악산 다음구간인 추풍령부터 시작하는 팀이 있길래 2년의 공백기간이 있었지만
체력만 잘 받쳐준다면 대간길을 이어서 맛볼수도 있겠다 싶어 며칠 고민끝에 종주신청을 했습니다.
산행을 길게하면 무릎도 아프고 바쁜일에 지쳐버린 체력도 문제가 되었지만 대간길을 한번 걸어봤다는 겸험과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그 먼길을 갈수있을까 하고 무대뽀 정신이 똘똘뭉쳐 겁없이 대간길을 덜컥 시작했습니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곤파스 태풍이 물러가고 새로운 태풍이 시작되는 샌드위치 기간이라 그런지
시작점인 추풍령 들머리부터 후덥지근한 찜통더위가 산행내내 산우님들과 딩을 괴롭혔습니다.





(07년 10월 5산종주 중 삼각산 영봉정상에서 나가 떨어져 뒹굴고 있는 딩)





이번 산행엔 사진 없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산에 다닌지 5년만에 처음으로
카메라가 무겁게 느껴져 사진찍기를 포기했습니다. 무슨 기록갱신을 이리도 하는지...쩝,
카메라가 렌즈포함 1kg조금 넘는데 산행 시작할땐 어두운 새벽이라 카메라를 배낭에서
꺼내지도 않았고 여명이 밝아오는 순간부터 이미 몸은 찜통더위에 떡실신되고 지쳐버려
사진 몇장 누르다 카메라가 어찌나 무겁게 느껴지던지 배낭에 다시 넣어버렸습니다.
보통땐 산행시작하고 1시간쯤 지나면 몸이풀려 잘 가기 마련인데 이번산행땐 3시간쯤은
잘 가다가 그이후부터 힘이빠지고 맥이 풀려버렸습니다.물도 자시고 간식도 빼
먹었으니 배낭무게가 가벼울때가 된거 같았는데 어떤이가 돌멩이 하나씩 척척 올려
놓는것처럼 배낭이 축축 쳐지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커다란 고무줄로 배낭을 뒤에서
잡아 당기는것처럼 오르막이 영 버겁게 느껴졌습니다.

가을 땡볕에 고추말리다가 비가오면  아랫목에 군불때듯,
펄펄끓는 찜질방 위를 걷는것처럼  땀이 아주 제대로 흘러 내렸습니다
용문산과 국수봉, 그리고 대간길 온산에 보일러를 틀어놓은것처럼 숨이 턱턱 막히고
날이 습해서 그런지 온몸의 육수와 진액이 다 빠져나가고 오뉴월 장마비에 흙담 무너지듯
5산종주때처럼 아스팔트 임도 길에서 오랜만에 널부러져 뒹굴었습니다.
응달진 임도 길바닥이 그렇게 차갑고 시원한줄 처음 알았습니다

남아있는 체력으로 바닥까지 박박 기다가 산행후 5시간 뒤부터 바닥 밑으로 나도 모르는 지하실 하나가  또 숨어있더랍니다.
이때부터 몸 컨디션이 제대로 돌아와 자신도 모르게 뒷심이 붙어 낙오 안하고 간신히 큰재로 하산했는데요..

산행때는 아무래도 대간길은 무리다 싶어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며칠 지나니 슬슬
오기가 생기고 가슴 밑에서부터 그 무엇이 뽀글뽀글 끓어올라 다음구간을 또 신청하고 말았습니다.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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