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7~8일 무박 태백산 일출산행
새해에 못본 일출을 보기위해
사당동에서 태백산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날씨가 추워졌다.
생각보다 추워진 날씨로 준비해간 버너와 라면등을 생략하고
당골 매표소 앞 식당에서 따뜻한 황태 한그릇을 자신뒤
유일사 매표소 들머리로 다시돌아온 시각이 오전5시.
뽀드득..뽀드득..아이젠 눈밟는 소리
팀단위로 온 산우들의 추위를 이기고자 "아자~아자~!" 추임새 넣는 소리
찬바람에 눈을떳다 감으면 물기가 얼어 붙는지
속눈섭에 딱풀을 발라놓은것처럼 쩍쩍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듯 눈뜨기가 여간 불편하다.
아이젠,스패츠,마스크,방한모자,두터운 장갑
민간인 복장에서 추위에 완전무장한 산꾼으로 변신한뒤
유일사 매표소 들머리를 차고 오른다.
오전5시30분
이른시각부터 구름처럼 모여든 산객들
임도길따라 말없이 걸으며 답답한 마스크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입김과 거친 숨소리
옷을 너무 껴입은 탓일까 후끈하고 등짝에서 땀이 차 오른다
겉옷 벗고 재정비해서 다시 출발
먹물을 뿌려놓은듯한 검푸른 하늘에 별이 총총..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이 추운 엄동설한에 스님은 몇시부터 길바닥에 나와 목탁을 두드리고 계실까
두꺼운 장갑으로 지갑을 찾기도 열기도 쉽지않아
산객들은 시주를 안하고 대부분 스쳐지나는듯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
학교에서 MT를 왔는지 신입사원 극기훈련을 왔는지
아무튼 도떼기 시장같다
산객들이 많아 잠깐이라도 한눈을 팔면
옆이나 앞, 뒷사람이 순식간에 바뀌어 버려
꼬리 따라붙기가 쉽지않은 들머리 길.
산길이 좁아지고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며 생겨나는 정체
그리고 뭠춰 선채로 쉬었다 가기..
숨이 찬 탓인지 손이 곱아 그럴까
사진 초점이 흐렸다
오전 6시50분
오르막 길 좌측으로 서서히 여명이 터 오른다
붉게 물든 동쪽하늘
와..하는 탄성 소리와 함께 "하늘에 불이났다~!"
누군가가 자주빛 붉은색으로 물든 하늘을 가리키며 소리를 친다
때로는 실제 느낌보다 사진이 더 멋지거나 폼나게 보여지기도 하지만
대 자연의 신비로움과 판타지를 어떻게 카메라로 다 설명할수 있으리..
떠오르는 태양을 잡기위해 트라이포트까지 갖춘 찍사들이 장군봉 위에 즐비하다
끝도없이 펼쳐진 구름 바다..
장군봉에서 바라본 천제단
오전7시 32분
순식간에 붉은 점 하나가 불쑥 솟아 오른다
와 우~멋지다요
장군봉에서 천제단으로 이동
아름다운 꽃들은 흔들리면서 피어난다
바람이 아무리 거세게 불어도
매섭게 추운날 일출을 맞이하듯
쉽게 얻어진 행복은 기억나지 않고
어디론가 곧 사라져 버린다
천제단
일출 보러 모여든 사람들로 천제단은 그야말로 인산인해
당골매표소로 하산
태백산 망경사
먹이 구하러 나선 야생 멧돼지 가족
사람이 다가가도 별로 반응이 없는 싱거운 멧돼지
반재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당골매표소 근처엔 눈꽃축제때 쓰일 눈조각 공사중이다.
이번달 20일쯤 개막한다고 하니 열흘이나 보름쯤 후엔 완성될듯..
꽁꽁 언 손발을 녹이기 위해 주차장옆 오징어 순대집으로 들어갔다
정일표 미사일 퍽탄주 시원하게 한잔 말어 ㅋ ㅏ ...
^*^
한시간정도 버스를 타고 동해바다가 보이는 추암으로 이동
바다 바람에 흔들거리며 일광욕하고 계신 홍어
날씨가 갑자기 추어져 짧게 마친 태백산 일출산행
떠오르는 태양에게 작은 소망 한가지 빌다
주위 사람들 아프거나 먼저가시게 하지 말아 달라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