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날 있다.
달달한 믹스커피를 마셔도 입속에서 빙빙돌며 씁쓸하게 느껴질때가있고
무얼 먹어도 입안이 텁텁하고 '당신 오늘 컨디션 안좋아..' 하며 건조하고 메마른 그런날.
퇴근길 이마트에 들러 구이용 생선 몇토막과 늦은밤 떨이로 파는 방어회를 반값인 6,450원에 사들고 나왔다.
식욕이 없을땐 굴을 먹어주면 입맛이 상큼하게 돌아오지 않을까 싶어 봉지굴 하날 더 샀다.
와사비 잘 버무린 간장에 방어를 살짝찍어 먹어도 닝닝한 맛이 돌고
짜디 짠 소주한잔 시원하게 털어넣고 초장을 듬쁙찍어 먹어봐도 썩뚝거리며 나는 비린내 맛이 역시 별로다.
무쇠팔, 무쇠다리, 마징가 제트같은 배터리가 아주 실하게 생긴 건장한 이가 하나 있었다.
술, 담배는 근처에도 안가고 항상 바른 자세와 탱글탱글한 얼굴엔 건강이라는 이미지가 좔좔 흐르는 그런 사람.
허벅지나 팔뚝살을 슬쩍 만져보면 어찌나 탄력있고 딱딱한지 100살을 넘게 살아도 눈빛이 살아있을것 처럼 보이던 동료가 있었다.
천만년을 건강하게 살거 같았던 그 남자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오늘에서야 들었다.
과중한 업무로 인한 악성 스트레스성 뇌졸증.
쓰러진지는 한참되었고 지금은 회복중에 있다고 해서 전활했더니 그런사람 없다고 사이보그 여자가 떠든다.
갑자기 찾아온 중병에 혼비백산하여 연락을 다 끊었으리라 싶다.
세월이 벌써 그렇게 흐른걸까
우리가 벌써 그런 나이가 되어 버린걸까
남 이야기 같지 않고 기분이 착잡하네.
늦은시간 혼자 마시는 술맛은 단거 같으면서 참으로 쓰디 쓰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