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나온 암탉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 미술팀 제작기-01 (우포늪)

언제나 딩 드로잉 2011. 7. 5. 20:34






세모 꾹,
(마당을나온암탉 OST 너의 꿈을 찾아가)



미술설정에 필요한 자료를 구하러 광양매화마을을 다녀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두번째로 찾아간 곳이 가평 금대리.
그리고 메인 무대 사계절 사진을 담기위해
2년에 걸쳐 미술팀 스탭 전부가 여러차례 우포늪을 더 다녀왔다.

(초기 뽀얀 오리집 부감)

경남 창녕의 우포 늪 분위기는 생각하던 이미지와는 다르게
너무 방대했고 애니 그림으로 표현하기 쉽지 않은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었다.
레이아웃이나 배경 컬러링을 할때 많은 이들이 그림을 쉽게 따라 할수있도록
복잡하게 생긴 억새와 갈대, 풀 몇가지 등등을 정형화 시키거나 약화시켜 새로운 설정을 만들어 나갔다.


(뽀얀오리집을 바라보는 잎싹)

위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풀과 둥지, 갈대 등이 몇개로 나누어져 있다.
맨 앞쪽 물과 풀, 옆에있는 통나무 까지가 첫번째 레이어이고
잎싹이 바라보는 위치와 찔레꽃이 덮혀있는 둥지가  두번째 레이어.
그 뒤로 보이는 억새와 풀, 구릉언덕이 세번째 레이어이고 네번째가 별이 총총 떠있는 밤하늘의 레이어 이다.
레이어라는 뜻은 포토샾 레이어처럼 이해를 돕기위해 썼는데
레이어와 레이어 사이에 우리가 흔히 볼수있는 한국화나 동양화 그림에서 볼수있는 공기 원근법이 살짝 들어가 있다.

위 그림에서도 나타나 있듯이 맨 앞쪽에 있는 억새기둥이 첫번째 레이어
두번째 레이어가 물이 있는곳.
오리가 엿보고있는 찔레 둥지와 갈대가 세번째 레이어
그뒤 풀들이 네번째, 밤하늘이 다섯번째 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공기 원근법은 왜 쓰려고 한 것일까.

애니메이션 미술은 그림을 잘 그리거나 분위기를 잘 표현해 주는 느낌도 좋겠지만
제일 좋은 그림들은 캐릭터가 잘 살수있도록 도와주는 역활을 충실히 할때 더욱 빛을 내게 된다.
프레임안에 너무 세세한 표현을 하거나 복잡하게 그리다보면 오히려 캐릭터가 죽고
배경이 튀어보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는데 방해가 된다.
그러므로 캐릭터가 도드라지게 잘 보여지기 위해 공기 원근법을 썼다라는 이야기.

(공기원근법을 썼지만 풀들이 너무 복잡하고 세세하게 그려져 오히려 캐릭터가 묻혀버린 그림)
물론 이런 그림들은 채색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부분들을 조금씩 풀어주거나 튀지않게 눌러줄수도 있겠다.


(나그네 억덕 밑으로 흐르는 실개천)

그림을 철저하게 수학으로 나누거나 실사영화에서 느낄수 없는 자유로운 이미지와 감성,
음악이나 여러가지 장치를 시나리오와 한꺼번에 잘 버무려 놓은 종결자가 바로  애니메이션이다.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서 만든 3D 애니의 현란한 애니메틱과 매끄러운 테크닉,
장면마다 때깔있고 윤끼가 흐르는 외국 수입애니가 요즘 대세인것 만은 확실하다.
과연 이 블록버스터 영화들과 맞짱을 떠서 나가 떨어지 않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투자자도 다 떠나버린 이 척박한 땅에 성공모델이라는 화려한 꽃을 피우고
불모지에 첫 깃발을 꽂고자 했던 명필름과 오돌또기는 과연 마당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어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