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6일 고창 선운산
아산면월정리=>희여재=>국기봉=>청룡산=>배맨바위=>천마봉=>낙조대=>용문굴=>도솔암=>진흥굴=>선운사 =>그리고 바다
올 4월 고창 선운산을 찾았다가 때아닌 봄에 찾아온 감기몸살로 몸상태가 별로라
일행들을 선운산 한바퀴 도는 종주길로 보내드리고 구황봉 아래에서 선운사 길로 내려와
동백꽃 사진 몇방찍고 버스에서 이리저리 딩굴며 잤다고 누가 그러던데...암튼,
6개월만에 다시찾은 선운산은 마치 동네 뒷산을 오르듯 평지를 살방살방 걷는것처럼 느껴졌고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나는듯 몸이 깃털처럼 가쁜했다.
마음은 빡시게 선운산 종주산행을 하고 싶었지만 공지대로 반쯤 도는 달콤한 웰빙산행으로 마무릴했다.
^*^
언제 그랬냐는듯이 무더위가 어디론가 사라지고 시원한 바람과 함께 한두방울 떨어지는 가을비와
거북이산행을 즐기는 늘보산꾼들 덕분에 산에 피어난 야생꽃들과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벌판을 느긋하게 바라보며 살아있다는걸 느꼈던 행복한 시간..
산행 들머리 가기전 길옆에서 잘 여물어 가고있는 수수
옥수수처럼 폼나는 수염도 없으니 수수하지 모.
억새꽃이 핀걸보니 문득, 작년 가을에 산행한 영남알프스 생각이 언뜻 스쳐 지나간다
역시...밖엘 나와야 계절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수있고
오늘처럼 늘보산행엔 몸과 자연이 하나가 되어가는걸 느끼고 즐길수 있어 좋다.
역시 난 커다란 우주의 작은 주인공..ㅎ
녹두꽃
호박꽃(?)만 이쁜줄 알았더니 세상에 이쁘지 않은 꽃은 하나도 없지 싶을정도로 고고하게 생겼다
선운사 입장료를 절약하기위해 좌측으로 높게 보이는 봉우리를 오르는 야메길 들머리로 느긋하게 차고 올랐다.
첫깔딱이 부근에서 만난 산도라지
월정리 마을 어귀에서 만난 가을을 전하는 전령사들..
버스에서 내내 잠을자 그런지 몸이 안풀려 그런지 첫 깔딱이는 항상 버겁게 느껴지고 벅차다.
여기저기 흔하게 널린 고사리순
삽추또는 삽주
허준이 지은 <동의보감>에서는 이렇게 적고 있다.
" 창출(蒼朮, 삽주) 성질은 따뜻하며[?] 맛이 쓰고[苦] 매우며[辛] 독이 없다.
윗도리, 중간, 아랫도리의 습을 치료하며 속을 시원하게 하고 땀이 나게 하며
고여 있는 담음(痰?:가래담; 마실음; 담음의뜻: 위확장으로 인하여 먹은 물이 온 몸에 흩어지지 않고
장(腸)이나 위에 괴어 출렁 출렁 소리가 나며 가슴이 답답한 병 현벽
(?癖:힘줄당기는 병현;적취벽; 적취(積聚: 적은 늘 한곳에 있는 덩어리를 뜻함이요. 취는 있다가 없다가 하고,
또 이리저리 돌아다님을 뜻함, 오랜 체증으로 인하여 뱃속에 덩어리가 생기는 병, 적기(積?) 적병(積病) ‘새우리말 큰사전’),
기괴(?塊:기운기;덩어리괴), 산람장기(山嵐??(뫼산;남기람;장기장;기운기: 장기(??):풍토병, 습하고 더운 땅에서 생기는 독기)
등을 헤치며 풍, 한, 습으로 생긴 비증(痺?:저릴비, 증거증‘신체의 감각 작용을 잃음 또 그 현상’)과
곽란으로 토하고 설사하는 것이 멎지 않는 것을 낫게 하며 수종과 창만(脹?:배가 잔뜩 부름;
복강안에 액체가 괴어 배가 잔뜩부음,난소낭종의 이상 발육, 복막염, 간장병등으로 말미암아 일어남 ‘새우리말 큰사전’)을 없앤다.
(쌔벼 왔음)
닭과함께 푹 고아 먹는 엄나무
4월에도 본 난.
선운산엔 온갖 약재와 약초 그리고 자생난 군락지가 있는듯..
한라산 밑 한림에서 살았다는 손자뻘되는 영지 ㅎ
이끼라는데 색이 참 곱다
정금..도 아니고 이것은 뭘까..
아무리 찾아봐도 모르겠음
이끼종류라고 하는데 (맞나 모르겠음) 날이 추어지면 고사리순처럼 도르르 말린채 색이 변해간다
이 이끼가 보이면 가까운 주변 어디엔가엔 꼭, 바다가 있더라.
쥐바위 옆으로 보이는 배맨바위, 꼭 거북이처럼 생겼다.
아주 먼옛날 이곳이 바다였을때 배를 매어둔 곳이라는 전설이 있는 배맨바위.
배맨바위 뒤로 시원하게 바다가 보이는데 사진엔 영 시원치않다
쥐바위 정상에서 바라본 고창군 해리면 평지리
얼핏보면 쥐처럼 보이기도 한다
청룡산에서 바라본 배맨바위 앞모습
청룡산에서 구라치며 맛난 아점식사하고 천마봉으로..
뒤돌아본 청룡산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부상으로 받은 손기정선수 투구처럼 생긴 배맨바위 앞모습
코끼리 앞모습같기도 하고 어느곳에 배를 묶어 두었을꼬...ㅎ
배맨바위 뒷태
낙조대
울 엄니가 보았으면 얼씨구나 했을법하게 생긴 실한 도토리 나무
천마봉에서 바라본 도솔암
한획으로 그어놓은것처럼 바위가 예사롭지 않게 생겼다
낙조대 정상
해질녘 이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뛰어내리거나 자살하고 싶을정도로 멋지다는 설이 있음
용문굴
시골 외가집 커다란 아궁이처럼 생겼음
용문굴 내려오면서부터 꽃무릇이 보이기 시작해 선운사 주차장까지 한참동안이나 눈이 즐겁고 풍요로워진다.
청보라색을 띄우며 남다른 잎을가진 희한하게생긴 나무
꽃무릇 (석산화)
꽃무릇은 일본이 원산지이며 상사화가 아님.
꽃말은 '슬픈추억'
08년에 딩이 그린 하이타니겐지로 원작 '태양의아이' 일본장편소설에 나오는 꽃무릇 석산화
눈물이 핑돌 정도로 순수 진정체, 삽화체의 글.
일본 정부는 진정으로 반성해야 된다고 봐.
도솔암 마애불상
줌렌즈를 가져갔으면 명치끝을 자세히 볼수있었을텐데 아쉽다.
도솔암 나한전
진흥굴
그래서 그런지 어쩐지 윗쪽 바위들이 예사롭지 않게 생겼다 싶다
장사송
동백열매
어리연꽃
노랑어리연꽃
꽃방동사니
바다로 이동중
동호해수욕장
매일 일하며 바라보는 석양도 그냥저냥 좋지만
시원한 바다바람과 함께 옷깃을 스미는 짭잘한 소금끼와
시퍼렇게 멍들어 떨어지는 태양은 더욱 더 아름답지 싶습니다.
시간이 나시는 분들은 꽃무릇도 볼겸 선운산과 선운사 나들이를 한번 다녀오시라..